사이버 에듀앤북

사람의 역사는 여러 곳에서 묻어난다. 거창하게는 역사책이나 일생을 다룬 전기에서 작게는 하루하루를 기록한 일기까지…

감사원 전략감사본부의 이길후(50) 감사관의 경우는 그의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감사관이 취득한 자격증은 무려 13개. 그 어렵다는 자격증도 폐기물처리·수질관리·폐기물처리 등 3개나 갖고 있다.

1983년 대학시절 딴 2급 환경기사부터 2000년 대기관리 기술사까지. 자격증의 사진은 더벅머리 대학생에서 중년 아저씨의 얼굴로 변모해 왔다.

학창시절부터 환경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꿈은 환경 관련 거의 모든 분야의 자격증을 갖는 것으로 이어졌고, 그런 노력은 그를 '환경감사의 '의 위치에까지 올려놓았다.

그는 "환경은 종합과학이며 감사관 역시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질, 소음, 대기 등 각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감사관으로 변신한 뒤에는 당시로선 1급기사를 따고 7년이 지나야만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기술사를 2년 마다 따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 감사관은 그 비결로 '선택과 집중'을 들었다.

"겨우 일정을 쪼개서 낸 많지 않은 공부시간에 최대한 집중을 해야만 했습니다. 현장감사를 가서도 짬이 나면 공부를 했는데 같은 방을 쓰는 동료에게 방해가 될까봐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죠"

이 감사관은 자격증의 사진과는 달리 안경을 쓴다. 여관 화장실의 침침한 불빛 아래서 책을 보다보니 이 급격히 나빠졌고, 기술사를 딴 뒤에는 안경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이 감사관의 또다른 비결은 '몰아치기'다. 숨돌릴 틈 없는 감사일정 때문에 시험이 임박해서 집중적으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는 오랜 감사관 생활에서 단련된 기술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구멍이 나있는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비슷하죠. 조금씩 물을 부으면 다 새니까 한꺼번에 확 부어서 새 나가는 걸 최소화하는 겁니다.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까 막판에 온힘을 쏟아 부어야만 해요"

그에겐 요즘 고민이 생겼다. 기술사 자격증을 더 따고 싶은데 다른 응시생들이 그만 좀 따라며 보러 오지 말라고 만류한다는 것.

"아들뻘 되는 응시생들과 같이 시험을 보게 됐는데, 좀 미안한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감사를 하려면 새로운 기술에 뒤처지지 않는 전문성이 필수인 만큼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곧 생길 예정인 환경영향평가사를 14번째 자격증으로 따고 싶다는 이길후 감사관. 자격증王은 아직 배가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