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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7일 사법관계의 기본법인 민법(가족법 제외)을 내년부터 2012년 까지 4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전면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민법은 1958년에 제정되었다. 일제로부터 독립하였으면서도 10여년이 넘게 일본의 민법을 그대로 시행하다 6.·25 전쟁 이후 급히 서둘로 제정된 것이 현행 민법인 것이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는 엄청난 사회·경제사정의 변천을 경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재산관계 내지 거래관계를 규율하는 기본법인 민법전의 재산법편은 1984년에 전세권과 지상권에 관하여 몇조항을 신설하는 정도의 지극히 부분적인 개정이 단 한번 있었을 뿐,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아무런 개정없이 50년동안 시행되어 왔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민법과 우리의 현실생활 사이에 괴리현상이 생기는가 하면, 새로운 유형의 생활관계나 거래관계에 대해서는 법규정의 공백상태도 적지 않게 생겨나게 되었다.

게다가 민법의 규정 중에는 제정당시부터 입법상의 오류를 지니고 있는 규정이나 입법정책적인 면에서 부당한 규정도 없지 않았다.

그 결과 우리민법은 국민의 사생활을 규율하는 일반적인 규범으로서의 규율능력이 매우 저하되어 있는 상태였고 낙후된 민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여 국민생활과 민법 규범간의 부조화를 제거하고 민법의 민생지원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어 왔다.

법조계에서도 그간 민법 전반에 대한 통일적인 법정비가 필요하고 달라진 경제·사회 발전상황을 일반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법무부는 우선 내년에 1단계로 민법총칙 및 이와 관련된 채권편(계약법) 관련 법제를 정비하고, 2단계인 2010년에는 채권총론 및 이와 관련된 불법행위법 관련 법제를 개정할 계획이다. 또 2011년에는 3단계로 물권편을 정비한 뒤 2012년 보완작업을 거쳐 민법 전면개정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법무부가 발표한 민법 개정계획에는 성년연령을 현행 20세에 19세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법무부의 발표와 같이 만19세가 성인이 되는 민법 개정 조항이 시행되면 바뀌는 법률조항만도 140개가 넘고 사회 각분야에서 상당한 변화가 뒤따르는 등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미성년자는 응시할 수 없다고 규정해 놓은 관세사, 공인중개사, 건축사 등 각종 자격증에 대한 응시 자격이 달라지고 만 19세가 되면 부모 동의없이 결혼(현재는 남자 만 18세, 여자 만 16세부터 혼인이 가능하나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을 할 수 있는 등 생활의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얻게 된다. 또한 현행 민법 하에서 제한되는 만 19세의 각종 법률행위가 가능해 지게 되어 경제적 영역 또한 상당히 넓어지게 된다.

이와 같이 민법은 국민의 재산관계와 신분관계를 규율하는 가장 기본적인 법이기 때문에 민법의 개정이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이번 민법개정은 민법의 한 두 조항이나 한 두 제도를 개정하는 작업이 아니고, 재산법 전반을 개정하는 방대한 작업이다. 그리고 지난 50년 동안의 민법시행 역사가 말해 주듯이 민법은 다른 법률들처럼 쉽게 개정할 수 있는 법률도 아니고 우리는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도 없다.

민법은 기본법중의 기본법이라고 할 것이고 그 전면적인 개정이 거의 반세기만에 이루어지는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대폭 수렴하여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민법개정안을 마련하여 종래 우리나라의 법률제정이나 개정에 흔히 따라다니는 ‘졸속입법’이니 ‘졸속개정’이라는 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김덕은 <변호사>